글감찾기, 산책을 곁들인
연봉협상: 테이블 위의 숫자들
윤글: 글쓰는 사람
2025. 1. 5. 23:55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내 눈앞엔 두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 하나는 내가 매일 보고 쓰는 진짜 책상. 커피잔 자국과 메모로 어지럽지만 익숙하다. 다른 하나는 연봉 테이블이다. A등급, B등급, C등급. 숫자들이 잔뜩 나열된 차트가 나를 직격한다.
"이번엔 A등급이겠지?"
스스로 되뇌며 팀장님이 부르기를 기다린다. 몇 년째 B등급에 머물던 내가 이번에는 한 단계라도 올라가야 한다고 결심했다.
드디어 내 차례. 협상 테이블 앞에 앉자, 평소 익숙했던 사무실 책상이 멀게 느껴진다. 상사 앞의 테이블은 다른 의미로 무겁다. "이번 평가, 아쉽지만 B등급입니다." 그 순간, 테이블 위에 있던 커피 잔 자국이 떠오른다.